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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에게
정두리
살 곳을 찾아온 곳이
우리 동네 뒷산이었나 봐
더 이상 멀리 갈 데가
없었나보구나
강씨 할머니가,
애써 키운 묵정밭의 푸성귀 축낸 거
밤이면 징징 운다고
아침 내내 네 흉을 보았는데
안 들었음 좋겠어
이제 뒷산에
네가 있다는 걸
동네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알아
얼핏 마주쳤을 때
겁에 질린 눈으로
잽싸게 달리는 너를 보니
우리랑 같이 살자고는 못하겠어
그래도,
동네 뒷산에 온 건 환영해
우리 잘 지내자.
―동시집『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라면』(답게,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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