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시루 위에 꽃 /양희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2. 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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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 위에 꽃

 

양희영

 

 

야물던 며늘애 세상 뜨는 바람에

방앗일로 손주들 맥이고 거뒀시유

아니쥬 고 눈망을들이 할미를 부축했쥬 

 

눈물진 소금 뿌려 쌀가루를 안치면 

시루에 김 오르며 아득한 생극방앗간

한 치 앞 보이지 않아 노래질 때도 있었지    

 

푹 쪄진 떡시루 단번에 뒤엎는다 

불덩이 같은 속 창시도 후련하게 

그렇게 엎어버려야 팔자까지 엎을 듯

 

 

ㅡ시집『물슬천의 아침』(책만드는집,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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