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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 위에 꽃
양희영
야물던 며늘애 세상 뜨는 바람에
방앗일로 손주들 맥이고 거뒀시유
아니쥬 고 눈망을들이 할미를 부축했쥬
눈물진 소금 뿌려 쌀가루를 안치면
시루에 김 오르며 아득한 생극방앗간
한 치 앞 보이지 않아 노래질 때도 있었지
푹 쪄진 떡시루 단번에 뒤엎는다
불덩이 같은 속 창시도 후련하게
그렇게 엎어버려야 팔자까지 엎을 듯
ㅡ시집『물슬천의 아침』(책만드는집,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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