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나비질 /양희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2. 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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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질

 

양희영

 

 

바람을 등지고 들깨를 까불러요

검불을 가벼이 바람에 날려버리며

키 잡은 손놀림대로 곡예를 하는 깨알

 

허공에 파도치는 신들린 묘기처럼

귓가에 차락차락 물결치는 소리로

어둠이 짙게 고이도록 키질하던 어머니

 

당신이 진종일 까부른 건 무언가요

깨알처럼 남는 손가락에 건 바람

알곡이 들썩일 때마다 꿈들이 영글었지요

 

 

 

ㅡ시집『물슬천의 아침』(책만드는집,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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