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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질
양희영
바람을 등지고 들깨를 까불러요
검불을 가벼이 바람에 날려버리며
키 잡은 손놀림대로 곡예를 하는 깨알
허공에 파도치는 신들린 묘기처럼
귓가에 차락차락 물결치는 소리로
어둠이 짙게 고이도록 키질하던 어머니
당신이 진종일 까부른 건 무언가요
깨알처럼 남는 손가락에 건 바람
알곡이 들썩일 때마다 꿈들이 영글었지요
ㅡ시집『물슬천의 아침』(책만드는집,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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