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돌 속의 울음 /서영택​』(2019년 여름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2. 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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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속의 울음

   

서영택

 

누가 있는가, 저기 돌 속에

울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새들의 날개를 생각했다

 

회색빛 도시를 횡단하며 고압선을 지나

계단 위에 버려진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리며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고 들려도 말하지 않는

돌로 머무는 순간들

 

돌의 울음은 왜 소리가 나지 않나

다시 소리로 깨어나는 방법이 있을까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어두워지는 길모퉁이로 번지는

저 깊은 잠을

 

침묵의 그늘을 덮고

돌의 옷을 입고 잠든 자

 

불타는 비명이고 눈물이며 절망으로

휘몰아치는 칼날 속에서도 베이지 않는 울음을 간직한

 

저 돌 속의 사람은 누구일까

   

―계간『애지』(2019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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