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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속의 울음
서영택
누가 있는가, 저기 돌 속에
울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새들의 날개를 생각했다
회색빛 도시를 횡단하며 고압선을 지나
계단 위에 버려진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리며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고 들려도 말하지 않는
돌로 머무는 순간들
돌의 울음은 왜 소리가 나지 않나
다시 소리로 깨어나는 방법이 있을까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어두워지는 길모퉁이로 번지는
저 깊은 잠을
침묵의 그늘을 덮고
돌의 옷을 입고 잠든 자
불타는 비명이고 눈물이며 절망으로
휘몰아치는 칼날 속에서도 베이지 않는 울음을 간직한
저 돌 속의 사람은 누구일까
―계간『애지』(2019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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