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아버지의 미소 /이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0. 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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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미소

 

이광

 

 

초로의 한 사내가 휠체어 밀고 간다

 

분수대 부근에서 쉬어갈 듯 멈춰 선다

 

뺨 위로 흐르는 땀엔 눈물도 섞였을까

 

휠체어 탄 청년은 목을 전혀 못 가눈다

 

한쪽으로 처진 목을 반듯하게 세운 손길

 

힘차게 치솟는 물줄기 잘 보이게 돕는다

 

분수대 더 가까이 휠체어가 옮겨진다

 

햇살에 반짝이는 물보라를 느꼈을까

 

청년의 눈빛을 읽는 사내 얼굴 환하다

 

 

 

ㅡ 『좋은시조 』(2022,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