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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미소
이광
초로의 한 사내가 휠체어 밀고 간다
분수대 부근에서 쉬어갈 듯 멈춰 선다
뺨 위로 흐르는 땀엔 눈물도 섞였을까
휠체어 탄 청년은 목을 전혀 못 가눈다
한쪽으로 처진 목을 반듯하게 세운 손길
힘차게 치솟는 물줄기 잘 보이게 돕는다
분수대 더 가까이 휠체어가 옮겨진다
햇살에 반짝이는 물보라를 느꼈을까
청년의 눈빛을 읽는 사내 얼굴 환하다
ㅡ 『좋은시조 』(2022,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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