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부부 수선공 /정상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0. 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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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수선공

 

정상미

 

 

말고삐 놓아버린 엄마를 수선한다

툭하면 말의 태엽 풀려버린 엄마를

말들은 혀를 붙잡아 미궁 속에 가둔다

 

아버지는 목숨 줄 잇는 부동의 나사였다

굵고 큰 두 손으로 그녀를 미당기며

수시로 풀어진 말을 조였다가 풀었다가

 

아버지 몸에서 나사들이 흘러내렸다

휘청이는 길 위에 비스듬히 선 그에게

엄마는 얇은 손으로 나사를 돌린다

 

 

 

―『다층』(2022,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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