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거미의 문장 /박기섭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0. 1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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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문장

 

박기섭

 

 

바람이 물고 가는 거미의 첫 문장을

 

마른 기침 끝에 잔가지가 받아 읽는다

 

허공의 그물코 사이로 내려오는 닻 하나

 

행간에 매어달린 저녁의 한 잎사귀를

 

실금 간 시간들이 하얗게 뒤집을 때

 

끈적한 잔상의 기억들 물방울로 맺힌다

 

 

 

ㅡ 『현대시학』(2022, 9-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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