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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문장
박기섭
바람이 물고 가는 거미의 첫 문장을
마른 기침 끝에 잔가지가 받아 읽는다
허공의 그물코 사이로 내려오는 닻 하나
행간에 매어달린 저녁의 한 잎사귀를
실금 간 시간들이 하얗게 뒤집을 때
끈적한 잔상의 기억들 물방울로 맺힌다
ㅡ 『현대시학』(2022, 9-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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