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비워둔 괄호 속 /김만옥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0. 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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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둔 괄호 속

 

김만옥

 

 

꺾어진 골목길을 헤쳐 온 많은 날들

두려움 같은 것은 잊은 줄 알았는데

빛 번쩍 천둥소리에 돌아보는 내 자신

 

내가 날 잦는 것은 새롭게 철이 드는

비워둔 괄호 속에 영혼을 채우는 일

메마른 삶의 흔적이 그리움을 낳는다

 

차갑고 맑은 물에 두 발을 담가본다

아픔이 없었다면 몰랐을 일상의 행복

맘 편히 제자리 찾는 순례길이 가볍다

 

 

 

―시조집『길 위에서 노래하다』(예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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