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아가미가 그을었다 /황순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1. 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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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가 그을었다

 

황순희

 

 

전어 떼 찰방이자 은별이 몸을 떤다

돌아갈 바닷길은 하마나 아득하고

후덜덜 놀란 가슴에 아가미가 그을었다

5촉 등만 깜빡이는 봄이 아픈 춘자 이모

똬리 튼 파킨슨은 벽 오르는 담쟁이다

날마다 제자리걸음 길은 거기 멈췄고

수족관 유리벽에 길 잃은 지느러미

출구가 어디인지 돌아가도 막다른 곳

잘려진 손톱 조각으로 추락하는 별을 센다

 

 

 

―『아가미가 그을었다』(책만드는집,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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