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철 이른 꽃이 지다
이미순
오래 살다 보니 기계가 말을 한다
상품이나 비상품은 그 한마디에 달렸다
한라봉 반자동 선별기 6단 7단 삑 소리까지
살아온 무게 따라 사람들은 가는 거다
가위에 찔렸는지 꼭지에 찔렸는지
내 조카 가슴 한쪽도 곰팡이 꽃 피어났지
가지 하나에 꽃 하나 잘도 솎아내더니만
제 맘속 꽃숭어린 왜 보지 못했을까
수취인 수취인 부재 오늘 더 보고 싶다
―『시와소금』 (2022, 가을호)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앞산에 걸린 달 ―김환기 고택에서 /김임순 (0) | 2022.11.16 |
---|---|
교감 /박해성 (0) | 2022.11.15 |
가을 산사 /김금만 (0) | 2022.11.08 |
아가미가 그을었다 /황순희 (0) | 2022.11.04 |
잡초 출석부 /박홍재 (0) | 2022.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