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철 이른 꽃이 지다 /이미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1. 1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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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이른 꽃이 지다 

 

이미순

 

 

오래 살다 보니 기계가 말을 한다

 

상품이나 비상품은 그 한마디에 달렸다

 

한라봉 반자동 선별기 6단 7단 삑 소리까지

 

 

살아온 무게 따라 사람들은 가는 거다

 

가위에 찔렸는지 꼭지에 찔렸는지

 

내 조카 가슴 한쪽도 곰팡이 꽃 피어났지

 

 

가지 하나에 꽃 하나 잘도 솎아내더니만

 

제 맘속 꽃숭어린 왜 보지 못했을까

 

수취인 수취인 부재 오늘 더 보고 싶다

 

 

 

―『시와소금』 (2022,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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