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교감 /박해성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1. 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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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박해성

 

 

장마 걷힌 건널목을 건너오신 노파 1,

쌈지공원 벤치에 앉아 헝겊가방 끌어안고

깨질듯 투명한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왼쪽에서 온 노파 2, 왼쪽에 주저앉는다

아이구야야! 비명조차 유머로 들리는지

신호등 빨간 눈동자 명랑하게 윙크 하는데

 

꽃무늬 배낭 벗고 가운데 앉는 노파 3,

신호등이 붉으락푸르락 바뀌거나 말거나

1, 2, 3, 텅 빈 허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시조정신』 (2022, 추동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