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밥 한 끼 /김명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2. 20. 13:46
728x90

밥 한 끼

김명인


밥 한 끼 같이 하자는 너의 말에
그래야지 그래야지 얼른 대답했지만
못 먹어 허기진 세월 아니니
어떤 식탁에는 수저보다 먼저
절여진 마음이 차려지리라
애꿎은 입맛까지 밥상에 오른다면
한 끼 밥은 한 술 뜨기도 전에
목부터 메이는 것,
건성으로 새겼던 약속이
숟가락 한가득 눈물 퍼 담을 것 같아
괜한 걱정으로 가슴이 더부룩해진다

 

 

―계간『시인시대』(2022년 겨울호)

'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은 여우 /김금용  (0) 2022.12.21
막장에는 눈물이 있다 /이화은  (0) 2022.12.21
중고 /이정록  (0) 2022.12.19
우물이 있던 자리 /심동석  (0) 2022.12.17
그늘 /심동석  (0) 202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