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신춘문예♠문학상·신인상♠등단작 201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가난한 오늘 / 김병국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가난한 오늘 / 김병국] 사진=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시 ‘가난한 오늘’ 이병국 검지손가락 첫마디가 잘려나갔지만 아프진 않았다. 다만 그곳에서 자란 꽃나무가 무거워 허리를 펼 수 없었다. 사방에 흩어 놓은 햇볕에 머리가 헐었다. 바랜 눈으로 바라..

201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쏘가리, 호랑이 / 이정훈

[2013 신춘문예 - 시] 이정훈, '쏘가리, 호랑이' 입력시간 : 2012.12.31 18:35:31 ●일러스트 김경진기자 jinjin@hk.co.kr 나는 가끔 생각한다 범들이 강물 속에 살고 있는 거라고 범이 되고 싶었던 큰아버지는 얼룩얼룩한 가죽에 쇠촉 자국만 남아 집으로 돌아오진 못하고 병창[i] 아래 엎드려 있는 거..

2013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 탑 / 최길하

2013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탑 최 길 하 탑은 탑보다 탑 그림자가 더 좋다 그림자도 그냥 그림자가 아니라 물고기떼 집이 돼주는 물 속 그림자가 더 좋다 물 속 그림자도 뭉게구름 몇 장 데리고 노는 늙으신 탑이 더 좋다 아침마다 마당을 쓸어놓고 등불같은 까치밥 쳐다보는 우리..

201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삼거리 점방 / 김승필---이 시는 이덕규 시인의 <논 두렁>의 표절로 보임

[2013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삼거리 점방 / 김승필] 삼거리 점방 / 김승필 [신춘문예 당선작-시]삼거리 점방 김승필 2013년 01월 02일(수) 00:00 그림=선영현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과 ▲3차례 개인전, 10차례 단체전 참여 ▲제 22회 대한민국회화대전 특선 등 수상 감실감실 화랑 성냥 ..

2013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말(馬) / 정와연(본명 정길례)

[2013년 영남일보 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김건예 그림 말(馬) 정와연 수선집 사내의 어깨에 말의 문신이 매어져 있다 길길이 날뛰던 방향 쪽으로 고삐를 묶어둔 듯 말 한 마리 매여 있다 팔뚝에 힘을 줄 때마다 아직도 말의 뒷발이 온 몸을 뛰어다닌다 고삐를 풀고 나갈 곳을 찾고 있다는 듯..

201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손톱 깎는 날 / 김재현

201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손톱 깎는 날 김재현 우주는 뒷덜미만이 환하다, 기상청은 흐림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쏟아지는 빛 속에는 태양이 아닌, 몇 억 광년쯤 떨어진 곳의 소식도 있을 것이다 입가에 묻은 크림 자국처럼 구름은 흩어져 있다 기상청은 거짓, 오늘 나는 천 원짜..

201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눈동자에 살고 있는 구름 / 정선희

[2013 신춘문예]눈동자에 살고 있는 구름 시 정선희 눈동자를 자주 쳐다보는 사람은 언젠가 떠나게 되어있지 눈동자는 또 다른 눈동자를 부추기지 검은 눈동자 흰 눈동자 눈동자에 살고 있는 구름 하늘에 있는 구름이 눈동자 속으로 흘러들면 그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게 되지 구..

2011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 당선작

2011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 당선작 백마라사 白馬羅沙 / 이설야 백마처럼 하얀 양복을 입고 오랜만에 아버지가 나타났다. 사나워진 말굽이 방 안을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자 백마라사에서 사온 검정 재봉실이 거미줄처럼 계속 풀려나왔다. 엄마는 손목에다 검정 실을 칭칭 감곤 ..

2012년 제1회 웹진 시인광장 新仁賞 公募 당선시 - 페르시아 전쟁 외 4편 / 장선희

2012' 제1회 웹진 시인광장 新仁賞 公募 당선시 페르시아 전쟁 외 4편 1. 페르시아 성문을 보았나 무너진 벽과 벽 사이. 구름들이 쐐기문자처럼 박혀있네 역사서 페이지 넘어가듯 하늘 한 편이 접혔다 펼쳐지네 성문에 찍힌 무수한 말발굽, 시민들 옷자락처럼 나부꼈네 올리브 열매를 빻던 ..

2012년 제3회 시산맥 작품상 - 소금 사막 / 신현락

(2012년 제3회 시산맥 작품상) 소금사막 신현락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3만 5천년의 시간은 화석이 모래로 전이하는 데 충분한 풍량이어서 학자들이 사막의 발원지를 추정하는 근거로 들 기도 하지만 밤마다 모래가 바다에 빠져 죽은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한 다 3만 5천년 후, 그 자리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