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가을 저녁에/소월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3. 2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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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에/소월

 


물은 희고 길구나, 하늘보다도.
구름은 붉구나, 해보다도.
서럽다, 높아가는 긴 들 끝에
나는 떠돌며 울며 생각한다, 그대를.

그늘 깊이 오르는 발 앞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길은 앞으로.
키 높은 나무 아래로, 물 마을은
성긋한 가지가지 새로 오른다

그 누가 온다고 한 언약(言約)도 없건마는!
기다려 볼 사람도 없건마는!
나는 오히려 못 물가를 싸고 떠돈다.
그 못물로는 놀이 잦을 때.


 

08.02.02/오후 4시 20분
▷ 성긋한 - [동사]성긋하다 - 이리저리로 사이가 떠서 빈 자리가 많다. 의 활용형
▷ 잦을 - ]동사]잦다 - 설레이던 기운이 잠잠해지거나 가라앉다. 의 활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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