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3. 26.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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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리(十里)
어디로 갈까.

산(山)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곽산(定州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저 기러기
열 (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길은 없소.


▷ 정주곽산(定州郭山) : 정주와 곽산. 곽산군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정주군에 통 합되었다. 정주군 곽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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