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나의 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3. 2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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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


들가에 떨어져 나가 앉은 메기슭의
넓은 바다의 물가 뒤에,
나는 지으리, 나의 집을,
다시금 큰길을 앞에다 두고.
길로 지나가는 그 사람들은
제각금 떨어져서 혼자 가는 길.
하이얀 여울턱에 날은 저물 때.
나는 문(門)간에 서서 기다리리
새벽새가 울며 지새는 그늘로
세상은 희게, 또는 고요하게,
번쩍이며 오는 아침부터,
지나가는 길손을 눈여겨보며,
그대인가고, 그대인가고.

 


08.02.03/밤 8시 48분
▷ 메기슭 : [명] 산기슭.
▷ 그대인가고 : '그대인가 하고'를 줄인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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