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꿈으로 오는 한 사람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3. 2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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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 오는 한 사람

 


나이 차라지면서 가지게 되었노라
숨어 있던 한 사람이, 언제나 나의,
다시 깊은 잠속의 꿈으로 와라
붉으렷한 얼굴에 가늣한 손가락의,
모르는 듯한 거동(擧動)도 전(前)날의 모양대로
그는 야젓이 나의 팔 위에 누워라
그러나 그래도 그러나!
말할 아무것이 다시 없는가!
그냥 먹먹할 뿐, 그대로
그는 일어라. 닭의 홰치는 소리.
깨어서도 늘, 길거리에 사람을
밝은 대낮에 빗보고는 하노라


08.02.03/ 밤 8시 34분
▷ 차라지면서 : 나이가 차지면서. 나이 들면서.
▷ 가늣한 : [형] 가느다란.
▷ 야젓이 : [부] 의젓이의 작은 말.
▷ 일어라. : 일어나라.
▷ 홰치는 소리 : 닭이나 새가 날개를 탁탁치는 소리.
▷ 빗보고는 : 빗보다. 실제와 다르게 보다. 착각하여 잘못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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