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출석 부른다/이태선
1번 한우람 정다혜
2번 동사무소 앞 황매화
3번 경비실 옆 철쭉
4번 반 지하방 창문 얼룩
폭우 그친 이튿날
북한산 밑 쌍문 1동 교실 반짝반짝
햇빛 선생님 출석 부른다
덥수룩한 어둑발이 쳐들어온다 마루 끝에 앉은 아버지
신을 벗어 턴다 소가 울지 않는다 옆집 도마질 소리 수돗
가 펌프 소리
미지근한 수돗물 낮은 부뚜막 하수 냄새 외가의 쪽마루
고양이, 청승 맞게 울던 서울 냄새
멀미 노란 눈 속으로 고요히 골목 연탄 냄새
네
네
네
네
깊게 깊게 맑은
폭우 그친 다음 날
한우람 정다혜
뜸부기 소쩍새
세상 만물 대답한다
반짝 반짝
담벼락의 벽보도 내 마음의 얼룩도
-<「애지」2006년, 겨울호. 반경환 명시1,2>
이런 시는 첫 행부터 당기는 느낌인데 2행 3행 나가면서 더 흥미롭습니다. 마중물을 부어 펌프질 하는
소리 들려오고 골목길 연탄냄새가 멀미를 일으키게 하던 서울냄새, 외갓집의 낮은 부뚜막... 폭우 그친
뒤 북한산(삼각산)은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데 언제쯤 이야기일까요.
십 오년, 이 십 년쯤은 된 것 같은데 아련한 옛날이야기가 새록새록 새롭습니다. <정호순>
'시를♠읽고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전긍긍/안도현 (0) | 2010.04.02 |
---|---|
맵고 아린 / 강정이 (0) | 2010.03.31 |
철새 / 감태준 (0) | 2010.03.27 |
외상값 / 신천희 (0) | 2010.03.26 |
소스라치다 / 함민복 (0) | 2010.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