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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혼(孤魂)/김광섭
-고 노천명 시인에게
콧구멍을 막고
병풍 뒤에
하얀 석고처럼 누웠다.
외롭다 울던 소리
다 버리고
기슭을 여의는
배를 탔음인가
때의 집에 살다가
'구정물'을 토하고
먼저 가는 사람아
길손들이 모여
고인 눈물을
마음에 담아
찬 가슴을 덥히라
아 그대 창에 해가 떴다.
새벽에 감은 눈이니
다시 한번 보고 가렴
누군지 몰라도 자연아
고이 받아 섬기고
신(神)의 밝음을 얻어
영생을 보게 하라
-시선집 『한국의 명시』김희보 엮음
<최남선에서 기형도까지 1005편 총수록>
2010. 03.20 / 밤 22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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