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52
바다가 변(變)하여 뽕나무밭 된다고
걷잡지 못할만한 나의 이 설움,
저무는 봄 저녁에 져가는 꽃잎,
져가는 꽃잎들은 나부끼어라.
예로부터 일러오며 하는 말에도
바다가 변(變)하여 뽕나무밭 된다고.
그러하다, 아름다운 청춘(靑春)의 때에
있다던 온갖 것은 눈에 설고
다시금 낯 모르게 되나니,
보아라, 그대여, 서럽지 않은가,
봄에도 삼월(三月)의 져가는 날에
붉은 피같이도 쏟아쳐 내리는
저기 저 꽃잎들을, 저기 저 꽃잎들을.
08.0206/오전 10시 14분
▷ 바다가 변(變)하여 뽕나무밭 된다고 : 한자어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밭이 변하여 푸른 바닷가 된다)는 말을 풀어쓴 것으로, 세상의 변화가 크게 일어난 것을 비유하는 말.
▷ 져가는 : 저물어 가는.
▷ 쏟아쳐 : '쏟아져'의 거센말.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김소월의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과 봄 (0) | 2010.04.08 |
---|---|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 대일 땅이 있었드면 (0) | 2010.04.08 |
바다 (0) | 2010.04.08 |
물마름 (0) | 2010.04.06 |
묵년(默念) (0) | 2010.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