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서울 밤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2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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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밤

 

 


붉은 전등(電燈).
푸른전등(電燈).
넓다란 거리면 푸른 전등(電燈).
막다른 골목이면 붉은 전등(電燈).
전등(電燈)은 반짝입니다
전등(電燈)은 그무립니다.
전등(電燈)은 또 다시 어스렷합니다.
전등(電燈)은 죽은 듯한 긴 밤을 지킵니다.

나의 가슴의 속모를 곳의
어둡고 밝은 그 속에서도
붉은 전등(電燈)이 흐드겨 웁니다.
푸른 전등(電燈)이 흐드겨 웁니다.

붉은 전등(電燈).
푸른 전등(電燈).
머나먼 밤하늘은 새캄합니다.
머나먼 밤하늘은 새캄합니다.

서울 거리가 좋다고 해요
서울 밤이 좋다고 해요
붉은 전등(電燈).
푸른 전등(電燈).
나의 가슴 속모를 곳의
푸른 전등(電燈)은 고적(孤寂)합니다
붉은 전등(電燈)은 고적(孤寂)합니다


08.02.13/ 밤 11시 45분
▷ 그무립니다 : [동] 그물거리다. 전등 불빛이 꺼질 것처럼 약해지거나, 흐릿해지다.
▷ 어스렷합니다 : [형] 어스레하다. 빛이 어둑어둑하다.
▷ 흐드겨 : [동] 흐느끼다.
▷ 고적(孤寂)합니다 : [형] 고적(孤寂)하다. 외롭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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