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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김태희
낯모르는 시인이 보낸 시집을 받아 본다
산골서 농사지으며 짬 내 썼다는 인사까지
나처럼
시가 좋아서
가슴에 시를 뿌린다며.
글마다 이랑마다 티 없이 다듬은 흔적
봄이면 또 다른 꿈 싹트는 곁에 붙어
하루가
언제 갔는지
바쁜 숨 쉬며 산다고.
고맙다고 답을 써서 부쳐야 하는데
그 고마운 흙손에다 무슨 말을 보낼까?
결 곱고
순한 토양에
누가 될가 떨리면서.
-계간『詩하늘』(2010. 여름호)
2010-06-28 / 16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