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읽고 -수필

참! / 김미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10. 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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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 김미혜

 

 

"이거 진짜예요?"
엄마는 참기름 살 때 꼭 물어보아요.

 

참깨,참쑥,참취,참꽃,참나무,참나물,
참숯,참빗,참나리,참비름,참개암나무,
참새,참게,참매미,참개구리,참다람쥐,
참당나귀,참치,참붕어,참조기,참가자미,
참말,참뜻,참사랑,참소리,참값......

 

"참"이란 뜻을 가진 낱말이 이렇게 많은데
이름처럼 참된 것들 얼마나 있을까요?

 

참!

 

 

 

동시집 <아기 까치의 우산> 2005년 창비

 

 

 

「참」이란 말은 사실이나 이치에 어긋남이 없으며 정말로 과연의 뜻으로 "참 잘한 일이다" "참 좋다" 로 쓰이고 아주의 뜻으로서 "참 비싼 옷이다. 참 맛있는 음식이다" 으로도 쓰입니다. 잊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하는 말처럼 "참 그가 내일 온다지" 또는 매우 딱하거나 어이없는 일을 당했을 때 난처하거나 대략 난감할 때 "허, 참 기가 막히다. 허, 참 별 소리 다 듣는다" 로도 씁니다.

 

또 어떤 때는 "참말로" 라는 말도 합니다. 이런 말을 쓸 때는 진실, 정말이라는 의미보다 내가 생각한 것을 상대방이 엉뚱하게 의중을 넘겨짚는다거나 약간 못마땅하거나 조금의 오해가 소지가 있을 때 쓰기도 합니다. 뭔가 일이 꼬여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야속하거나 중요한 약속을 해 놓았는데 약속장소에 사람은 나타나지 않고 연락조차 안되면 참말로 애가 타기도 합니다.
 

이「참」이라는 말이 얼마나 듣기 좋고 예쁜 말인데 언제부터인가 명품을 모방한 짜가상품이 판을 치고 가짜 고춧가루, 가짜 참기름, 가짜 휘발유가 돌아다니면서부터 이「참」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헤아리기보다 시의 첫 행처럼 "이거 진짜예요?" 물어보는, 참인지 거짓인지 가려내는 시대어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시의 끝에 「참」이란 단어 하나로 마무리 한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이 되지만 세상사람들을 향해 참되게 진실 되게 살라고 넌지시 충고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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