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동새/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 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샘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웁*이나 남아 되는 오랍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 가며 슬피 웁니다
『배재 2호』(1923, 3월)
-시집 『진달래꽃』(매문사, 1925)
2011-09-16 / 금요일, 오전 08시 47분
아우래비 → '아홉 오라비'를 활음조화한 표현.
'아우 오래비'를 활음조화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음.
불설어워 → '서러워'에 해당하는 평안도 사투리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진두강 가에 살던 한 소녀가 죽어 접동새로 재생했다는 전설을 시화한 작품이다. 민요조의 율조와 이 전설이 지니는 휴머니즘적 정조, 접동새의 울음이 어울려 상실의 시대에 걸맞게 비장미를 나타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새를 자유와 비상(飛翔)의 표상이라고 하지만, 누나의 분신인 접동새는 동생들 때문에 자유롭게 날아가지 못하고 지상에 남아 있다. 이렇듯 자유와 구속의 모순된 이중성을 갖는 접동새가 '한(恨)'의 표상이라면, 이 작품은 바로 한국인의 의식 구조에 내재해 있는 한의 세계를 그려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설화의 내용>
옛날 진두강 가에 10남매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가 계모를 들였다. 계모는 포악하여 전실 자식들을 학대했다. 소녀는 나이가 들어 박천의 어느 도령과 혼약을 맺었다. 부자인 약혼자 집에서 소녀에게 많은 예물을 보내 왔는데 이를 시기한 계모가 소녀를 농 속에 가두고 불을 질렀다. 불탄 재 속에서 한 마리 접동새가 날아 올랐다. 이를 안 관가에서 계모를 잡아다 같은 방법으로 계모를 죽였는데, 그 때는 까마귀가 날아 올랐다. 접동새가 된 소녀는 계모가 무서워 남들이 다 자는 야삼경에만 아홉 동생이 자는 창가에 와 슬피 울었다.
<두견새에 대한 설화>
촉(蜀-지금의 사천성) 나라에 이름이 두우(杜宇)요, 제호(帝號)를 망제(望帝)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어느날 망제가 문산이라는 산 밑을 흐르는 강가에 와 보니, 물에 빠져 죽은 시체 하나가 떠내려 오더니 망제 앞에서 눈을 뜨고 살아났다. 망제는 이상히 생각하고 그를 데리고 돌아와 물으니 "저는 형주 땅에 사는 별령(鱉靈)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강에 나왔다가 잘못해서 물에 빠져 죽었는데, 어떻게 해서 흐르는 물을 거슬러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라는 것이다.
망제는, 이는 하늘이 내린 사람이다. 하늘이 내게 어진 사람을 보내주신 것이라고 생각하여 별령에게 집을 주고 장가를 들게 하고, 그로 하여금 정승을 삼아 나라일을 맡기었다. 망제는 나이도 어리고 마음도 약한 사람이었다. 이것을 본 별령은 은연중 불측한 마음을 품고 망제의 좌우에 있는 대신이며 하인까지 모두 매수하여 자기의 심복으로 만들고 정권을 휘둘렀다. 그때에 별령에게는 얼굴이 천하의 절색인 딸 하나가 있었는데, 별령은 이 딸을 망제에게 바쳤다. 망제는 크게 기뻐하여 나라일을 모두 장인인 별령에게 맡겨 버리고 밤낮 미인을 끼고 앉아 바깥일은 전연 모르고 있었다. 이러는 중에 별령은 마음놓고 모든 공작을 다하여 여러 대신과 협력하여 망제를 국외로 몰아내고 자신이 왕이 되었다.
망제는 하루 아침에 나라를 빼았기고 쫓겨나와 그 원통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죽어서 두견이라는 새가 되어 밤마다 불여귀(不如歸)를 부르짖어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울었다. 뒷사람들은 그를 원조(怨鳥)라고도 하고 두우(杜宇)라고도 하며, 귀촉도(歸蜀途) 혹은 망제혼(望帝魂)이라 하여 망제의 죽은 넋이 화해서 된 것이라고 하였다. 두견새의 다른 이름들 : 귀촉도, 망제혼, 소쩍새, 불여귀, 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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