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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김선우
아이 업은 사람이
등 뒤에 두 손을 포개 잡듯이
등 뒤에 두 날개를 포개 얹고
죽은 새
머리와 꽁지는 벌써 돌아갔는지
검은 등만 오롯하다
왜 등만 가장 나중까지 남았을까,
묻지 못한다
안 보이는 부리를 오물거리며
흙 속의 누군가에게
무언가 먹이고 있는 듯한
그때마다 작은 등이 움찟거리는 듯한
죽은 새의 등에
업혀 있는 것 아직 많다
-시집『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지성사, 2007)
2012-10-17 목요일 오전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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