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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의 눈빛
정영숙
수선화 꽃잎마다 연둣빛을 뚝뚝 떨어뜨리는 봄날
혼자 바라보는 풍경은 고요의 눈을 가지고 있어 지나가는 바람
의 발을 멈추게 한다
바이칼 호를 건너온 바람이 연둣빛 꽃잎 위에 살그머니 깃을 접
는다
라라를 떠나보내는 유리 지바고의 동공 속에 박히던 노란빛 얼
음꽃,
그 얼음무늬 속에 숨죽이던 바람
봄볕 투명한 몸속에 그 바람의 속살이 내비친다
허공을 빽빽이 채우느라 등뼈를 곧추세우던 바람, 그 시간의 뼈
들이 눈 시리다
허공에 집을 지어본, 하늘을 강물에 죄 쏟아 부어 본 바람만이
가벼이 가지 위에 머물 수 있다
바이칼, 얼음 속에서 오래 견딘 노란빛 사랑이 아기 손 같은 새
싹을 틔운다
라라의 천진한 눈빛이 천지를 불 밝히는 봄날이다
-계간『포엠포엠』(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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