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건너 봐야 알고 사람은 지내 봐야 안다'고 했습니다. 사람을 처음 보아서는 알 수 없고 지내면서 사귀어 봐야 알 수 있으니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사귐 속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와 동떨어진 채로는 그 사람이 진정한 나의 벗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일 겁니다.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에 따라 아무리 좋은 사람도 내 벗이 되지 못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도 진정한 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겨울이 되어야 솔 푸른 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비로소 내가 맺어 온 관계의 가치가 드러난다는 말입니다. 진정한 벗의 참모습은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상황을 통해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내가 진정으로 외롭고 힘겨울 때 내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 내가 끓어오르는 속울음을 삼키며 말없이 눈물 흘릴 때 내 뺨에 흐르는 눈물을 따뜻하게 닦아 주는 사람, 그 사람이 '나의 벗'입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야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고갱이입니다. 진정한 벗을 찾는다면 나 스스로 누군가의 참된 벗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공감할 때 나도 누군가의 공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십 명에게 보내는 문자 인사 대신 내 마음에 꼭 담고 있는 몇몇 친구들에게 진심이 담긴 소박한 인사를 보내 보세요. 그 친구들도 기뻐하며 가슴 설렌 답장을 보내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