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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 석류 / 무꽃 / 설월야(雪月夜) / 정운애애(停雲靄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6. 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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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조 4편)

 

 

석류


조운

 

 

투박한 나의 얼굴
두툴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을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

 

 


(『조운 시조집』.남풍.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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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꽃


조운

 


무꽃에 번득이듯
흰나비 한 자웅이

 

쫓거니 쫓기거니 한없이
올라간다

 

바래다
바래다 놓쳐
도로 꽃을 보누나.


 

 

(『조운 시조집』. 남풍.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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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월야(雪月夜)


조운

 

 

눈 우에 달이 밝다
가는 대로 가고 싶다


이 길로 가고 가면
어디까지 가지는고


먼 말에
개 컹컹 짖고
밤은 도로 깊어져.

 


(『조운 시조집』. 남풍.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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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애애(停雲靄靄)


조운

 

 

오느냐 못 오느냐 소식조차 이리 없냐
널 위해 담근 김치 맛도 시고 빛 변했다
오만 때 아니 오고 시니 다니 하렸다.


올테면 오려무나 말테면 말려무나
서울 천리가 머대야 하룻길을
차라리 내 가고 말지 기다리든 못하리.


오마고 아니 온 죄에 벌(罰) 마련을 하라 하면
가네 곧 가네 하고 사흘밤만 두어둘사
사람에 개 짖는 족족 젠들 짐작 못하리.

 

 

 

(『조운 시조집』. 남풍. 1990)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