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적 / 임희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8. 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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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구

  

 

구원할 것도 없는 망망한 집에

단골인 집사님이 찾아왔다

책장의 책을 뒤적인다

불교에 관한 책이 있냐고 묻는다

커피 한 잔 타드릴까요?

어제 전도하러 간 집에서 노스님을 만났단다

성경을 참 잘 알더란다

적을 알고 싸워야 적을 이길 수 있으니

불교서적 있으면 몇 권 빌려달란다

불교에 관해 뭘 좀 알고 얘기를 해야

스님을 교회로 인도할 수 있겠단다

모처럼 강적을 만났다는 듯

집사님 힘이 넘친다 커피 탈

맹물이 팔팔 끓는다

 

 

  
―시집『소주 한 병이 공짜』(문학의 전당,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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