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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매화
송찬호
달 뜨는 초저녁
활짝 핀 매화 아래 서니
매화에 달을 그린
그림쟁이의 마음을 조금 알겠네
매화는
달이 얼마나 맑고 차운지
가까이 불러 한번 어루만져보고 싶었을 테고
달은 또 매화 곁으로 조금씩 옮겨 앉다가
그 향기를
지팡이 삼아
꽃 한 가쟁이를 꺾어 가고 싶었을 테고
그래서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매화 우에 달이 출렁 얹힐 때
달도 한번 몸을 푸르르 떨겠네
―월간『현대문학』(2013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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