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달과 매화 / 송찬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8. 1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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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매화

 

송찬호

  

 

달 뜨는 초저녁

활짝 핀 매화 아래 서니

매화에 달을 그린

그림쟁이의 마음을 조금 알겠네

 
매화는

달이 얼마나 맑고 차운지

가까이 불러 한번 어루만져보고 싶었을 테고

 

달은 또 매화 곁으로 조금씩 옮겨 앉다가

그 향기를

지팡이 삼아

꽃 한 가쟁이를 꺾어 가고 싶었을 테고

 
그래서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매화 우에 달이 출렁 얹힐 때

달도 한번 몸을 푸르르 떨겠네

 

  


―월간『현대문학』(2013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