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10개의 강아지 인형을 지키는 옷장 속의 인간 / 황상순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145)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8. 19. 08:34
728x90


10개의 강아지 인형을 지키는 옷장 속의 인간

―박상순(1961∼)

 


창밖에는 비 오고요. 바람 불고요.
그대의 창백한 얼굴이 가슴에 있네요.


문밖에는 비 오고요. 바람 불고요.
그대의 창백한 얼굴이 발 아래 있네요.


창밖에는 비 오고요. 바람 불고요.
그대의 창백한 얼굴이 등 뒤에 있네요.


문밖에는 비 오고요. 바람 불고요. 나는,
그대의 창백한 얼굴이, 나는, 열 개나 있네요.

 

 


―일간『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145』(동아일보. 2013년 08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