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다음 생이 있다면 / 정국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8. 1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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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이 있다면

 

정국희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땐 노랠 불러야겠다
현란한 몸놀림으로
다이나믹한 락을 해도 좋겠고
감칠맛 비음으로 샹송을 불러도 좋겠다
아니,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본견치마 살랑대는 가요도 좋으리


삶이 별것이더냐
막걸리 몇 대접 같은 세상살이
한평생 몸에 가락이나 담아
고단한 생들,
한됫박 흥겨움 덩실덩실 줄 수 있다면야
육자배긴들 어떻고 판소리면 어떠랴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땐,
기타 하나 덜렁 메고
구성진 목청 돋아
노랠 불러야겠다  

 


 

 ―월간『유심』(2013년 7월호)
―시집『노스캐롤라이나의 밤』(지혜,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