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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마 외 5편 / 시바타 도요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6. 1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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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지 (외 5편)

 

         시바타 도요(1911~2013)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아침은 올 거야

 

 

홀로 살겠다고

결심했을 때부터

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이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나는 불행해……."

한숨 짓는 내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따뜻한 아침 햇살이

비출 거야

 

 

 

뚜라

 

 

깊은 밤 고다쓰 안에서

시를 쓴다

나 사실은

이라고 한 줄 쓰고

눈물이 흘렀다

 

어딘가에서

귀뚜라미 운다

울보랑은 안 놀아

귀뚤귀뚤 운다

귀뚤귀뚤 귀뚜라미야

내일도 오렴

내일은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을게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소리 하지 않아

 

아흔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들에게 1

 

 

무언가

힘에 겨운 일 생기면

엄마를 떠올리렴

 

다른 이와

맞서 싸우면 안 돼

훗날 자신이

미워진단다

 

자, 보렴

창가에

환한 햇살이 들기 시작해

새가 노래하고 있어

 

힘을 내, 힘을 내

새가 노래하고 있어

아들아, 들리니

 

 

 

- 시바타 도요 시집 『약해지지 마』(2012, 지식여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