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산 / 조동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9. 3. 16:58
728x90

 

 

조동례

 

 

당신을 안기엔 내가 너무 작아

당신에게 안기려 내가 다가갑니다

오르고 오르면

당신 품이려니 생각했는데

다가갈수록

바라보던 당신은 보이지 않고

낯선 잡목만 무성합니다

 

당신 품에 있어도 당신 볼 수 없으니

더 오를 무엇도 없어

바라보던 곳으로 돌아서는데

오르던 길은 우거져 보이지 않고

내 안의 그리움만 산이 되었습니다

무장무장 커가는 산이 되었습니다

 

 

 

―시집『어처구니 사랑』(애지, 2009)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산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에 든다는 것은 / 이태관  (0) 2014.09.03
산 / 남유정  (0) 2014.09.03
빈 산 / 곽효환  (0) 2014.09.03
산가시내 / 한하운  (0) 2014.09.03
산 / 고영조  (0) 201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