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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남유정
들어서는 순간 모습은 사라집니다. 눈보라 속으로 깊어지는
길이 있을 뿐 나는 당신에게 깊숙이 발을 묻습니다.
흰눈 소복한 길, 잔가지들은 목화송이를 답니다. 산 모롱이를
돌아가는 날짐승의 거친 숨소리가 보입니다.
당신의 가슴은 너무 깊어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무수한 길은 나를 망설이게 합니다.
이렇게 많은 길이 당신에게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인가요?
―시집『기차는 빈 그네를 흔들고 간다』(문학의전당,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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