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비둘기 / 타카하시 무쯔오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9. 20. 11:18
728x90

 

비둘기


타카하시 무쯔오

 

 

그 비둘기 나 줘 하고 그분은 말했다.
드려도 좋아요 하고 나는 대답했다.


정말 귀엽군 하며 그분은 받아 안았다.
구구구구 울어요 하고 나는 말했다.
 

이 눈이 예쁜데 하며 그분은 만졌다.
입술도 예뻐요 하며 나는 쓰다듬었다.


하지만 하며 그분은 나를 마주 보았다.
하지만 뭐죠 하며 나는 마주 보았다.


녜가 더 예쁜 걸 하고 그분은 말했다.
안 돼요 하고 나는 머리를 숙였다.


네가 좋아 하며 그분은 비둘기를 놓앗다.
날아 가네요 하고 나는 속삭이었다.
그분의 품에 안긴 채.

 

 

 

―김희보 엮음『세계의 명시』(종로서적,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