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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타카하시 무쯔오
그 비둘기 나 줘 하고 그분은 말했다.
드려도 좋아요 하고 나는 대답했다.
정말 귀엽군 하며 그분은 받아 안았다.
구구구구 울어요 하고 나는 말했다.
이 눈이 예쁜데 하며 그분은 만졌다.
입술도 예뻐요 하며 나는 쓰다듬었다.
하지만 하며 그분은 나를 마주 보았다.
하지만 뭐죠 하며 나는 마주 보았다.
녜가 더 예쁜 걸 하고 그분은 말했다.
안 돼요 하고 나는 머리를 숙였다.
네가 좋아 하며 그분은 비둘기를 놓앗다.
날아 가네요 하고 나는 속삭이었다.
그분의 품에 안긴 채.
―김희보 엮음『세계의 명시』(종로서적,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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