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생일/크리스티나 로제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8. 1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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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오른 나뭇가지에

보금자리 틀어 놓고 노래하는 새.

내 마음은 주렁주렁 맺힌 열매로 해서

한 그루 휘어진 사과나무.

내 마음은 고요한 바다에 살며

헤엄치고 있는 무지개 조개.

내 마음에 이 모든 것들보다 더 기쁘게

사랑이 사랑이 찾아왔어요.

 

날 위해 명주와 솜털의 단을 세워 주셔요.

그 단에 모피와 자줏빛 천을 걸쳐 주세요.

거기에 비둘기와 석류와 백 개의 눈을 가진

공작을 예쁘게 조각하여 주시고

금빛 은빛의 포도송이와 또 잎사귀와

은빛 나는 백합화를 수놓아 주십시오.

내 일생의 생일날이 찾아왔답니다.

내 사랑이 날 찾아 내게 왔으니까요.

 

 


김희보 편저世界名詩(종로서적,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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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가의 가지에 둥지를 튼 

한 마리 노래하는 새입니다. 

내 마음은 탐스런 열매로 가지가 휘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입니다. 

내 마음은 무지갯빛 조가비, 

고요한 바다에서 춤추는 조가비입니다.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보다 행복합니다.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왔으니까요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