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생일
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오른 나뭇가지에
보금자리 틀어 놓고 노래하는 새.
내 마음은 주렁주렁 맺힌 열매로 해서
한 그루 휘어진 사과나무.
내 마음은 고요한 바다에 살며
헤엄치고 있는 무지개 조개.
내 마음에 이 모든 것들보다 더 기쁘게
사랑이 사랑이 찾아왔어요.
날 위해 명주와 솜털의 단을 세워 주셔요.
그 단에 모피와 자줏빛 천을 걸쳐 주세요.
거기에 비둘기와 석류와 백 개의 눈을 가진
공작을 예쁘게 조각하여 주시고
금빛 은빛의 포도송이와 또 잎사귀와
은빛 나는 백합화를 수놓아 주십시오.
내 일생의 생일날이 찾아왔답니다.
내 사랑이 날 찾아 내게 왔으니까요.
―김희보 편저『世界의 名詩』(종로서적, 1987)
--------------
생일
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가의 가지에 둥지를 튼
한 마리 노래하는 새입니다.
내 마음은 탐스런 열매로 가지가 휘어진
한 그루 사과나무입니다.
내 마음은 무지갯빛 조가비,
고요한 바다에서 춤추는 조가비입니다.
내 마음은 이 모든 것들보다 행복합니다.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왔으니까요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0) | 2016.07.02 |
---|---|
장미 잎사귀 / 사포 (0) | 2015.06.24 |
비둘기 / 타카하시 무쯔오 (0) | 2014.09.20 |
어둠 속에서 고양이가 울 때 / 김승강 (0) | 2014.08.08 |
추수하는 아가씨 / 워즈 워드 (0) | 2014.08.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