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인수봉 - 정호승 / 임윤식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12. 27. 23:36
728x90

 

인수봉

 

정호승

 

 

바라보지 않아도 바라보고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리고

올라가지 않아도 올라가  

 

만나지 않아도 만나고

내려가지 않아도 내려가고

무너지지 않아도 무너져  

 

슬프지 아니하랴

슬프지 아니하랴  

 

사람들은 사랑할때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 다 끝난 위에서야 문득

인수봉을 바라본다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창비, 1997)

 

 

  ------------------------------- 

인수봉 

 

임윤식 

 

 

팽팽한 끈 하나에 전 생()을 건다 

 

날카로운 바람이 암벽을 치고 밀려와

나를 흔들어 봐도

아직은 밀려날 수 없는 내 자유

당당히 버틴다 

 

절정은 어디인가

하늘에 걸린 봉우리

그곳에 오르면 다시 올라야 할

또 다른 정상이 거기 있다 

 

저 혼자 외롭다

날아라 날아라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마지막 하늘 끝까지

절벽 난간에서 서성이는 그 나비 한 마리

 

 

 

시집나무도 뜨거운 가슴은 있다(시안,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