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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정호승
바라보지 않아도 바라보고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리고
올라가지 않아도 올라가
만나지 않아도 만나고
내려가지 않아도 내려가고
무너지지 않아도 무너져
슬프지 아니하랴
슬프지 아니하랴
사람들은 사랑할때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 다 끝난 위에서야 문득
인수봉을 바라본다
ㅡ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비,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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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임윤식
팽팽한 끈 하나에 전 생(生)을 건다
날카로운 바람이 암벽을 치고 밀려와
나를 흔들어 봐도
아직은 밀려날 수 없는 내 자유
당당히 버틴다
절정은 어디인가
하늘에 걸린 봉우리
그곳에 오르면 다시 올라야 할
또 다른 정상이 거기 있다
저 혼자 외롭다
날아라 날아라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마지막 하늘 끝까지
절벽 난간에서 서성이는 그 나비 한 마리
―시집『나무도 뜨거운 가슴은 있다』(시안,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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