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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정호승 - 카톡 좋은 시 132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7. 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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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32 

   그리운 부석사

   정호승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평생을 앉아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
   눈물 속에 절 하나 지었다 부수네
   하늘 나는 돌 위에 절 하나 짓네 


―시집『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작과비평사. 1997)

 

 

 

그리운 부석사


정호승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평생을 앉아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
눈물 속에 절 하나 지었다 부수네
하늘 나는 돌 위에 절 하나 짓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작과비평사. 1997)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