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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함민복 - 카톡 좋은 시 164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8. 1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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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64

   부부

   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시집말랑말랑한 힘(문학세계사, 2005)

 

  

 

부부

 

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시집말랑말랑한 힘(문학세계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