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낙화 / 이형기 - 카톡 좋은 시 181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9. 4. 08:26
728x90

 

           

꽃 모음...아이콘

 

 

    카톡 좋은 시 181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시집『적막강산』. 모음출판사. 1963)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적막강산. 모음출판사. 1963)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문학과지성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