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좋은 시 273
꽃으로 다시 살아/유안진
ㅡ(국립4·19민주묘지 수호예찬의 비에 새겨져 있는 시) |
꽃으로 다시 살아
유안진
지금쯤 장년고개 올라섰을 우리 오빠는
꽃잎처럼 깃발처럼 나부끼다가 졌습니다만
그 이마의 푸르던 빛 불길 같던 눈빛은
4월 새잎으로 눈부신 꽃빛깔로
사랑하던 이 산하 언덕에도 쑥구렁에도
해마다 꽃으로 다시 살아오십니다
메아리로 메아리로 돌아치던 그 목청도
생생한 바람소리 물소리로 살아오십니다.
꽃 진 자리에 열매는 열렸어야 하지만
부끄럽게도 아직껏 비어있다 하여
해마다 4월이 오면 꽃으로 오십니다
눈감고 머리 숙여 추모하는 오늘
웃음인가요 울음인가요 저 꽃의 모습은
결 고운 바람결에도 우리 가슴 울먹여집니다.
ㅡ(국립4·19민주묘지 수호예찬의 비에 새겨져 있는 시)
국립 4·19 민주묘지 가는 길(사진으로 보는 4.19 국립묘지) |
http://blog.daum.net/threehornmountain/13746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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