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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좋은 시 274 4월 엽서/김성덕
봄빛 그윽한 각연사 앞뜰 늙은 보리수나무에 굴집을 짓고 있는 오색딱따구리 한 마리 딱, 딱, 딱 … 젊은 스님의 목탁소리 행간에 몰래 숨어 능청스레 암컷을 부르다가 순간, 부리를 세워 숨을 멈춘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대웅전 추녀에 베여 동강난 고요가 댓돌 양기를 지그시 밟고 있는 하얀 고무신 안으로 똑, 똑, 똑 떨어지고 있다
―시집『동산바치의 사랑』(현대시문학, 2007) |
4월 엽서
김성덕
봄빛 그윽한 각연사 앞뜰
늙은 보리수나무에 굴집을 짓고 있는
오색딱따구리 한 마리
딱, 딱, 딱 …
젊은 스님의 목탁소리 행간에 몰래 숨어
능청스레 암컷을 부르다가
순간, 부리를 세워 숨을 멈춘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대웅전 추녀에 베여 동강난 고요가
댓돌 양기를 지그시 밟고 있는
하얀 고무신 안으로 똑, 똑, 똑
떨어지고 있다
―시집『동산바치의 사랑』(현대시문학, 2007)
―色卽是空 空卽是色 : 반야심경에 나오는 말로, 형상은 일시적인 모습일 뿐 실체가 없으며 실체를 갖지 않아도 형상이 있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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