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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사업/정복여 카톡 좋은 시 314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8. 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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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좋은 시 314 - 정복여/꿈꾸는 사업





꿈꾸는 사업/정복여(1958)

 

 

집을 한 다섯 채 지어서 세놓을까

한 채는 앞마당 바람 생각가지 사이에, 한 채는 초여름

쥐똥나무 그 뿌리에, 다른 한 채는 저녁 주황베란다에,

한 채는 추운 목욕탕 모퉁이에 지, 한 집은 잔물결구름

에게 주고, 한 집은 분가한 일개미가족에게 주고, 또 한 집

은 창을 기웃대는 개망초흰풀에게, 한 집은 연못가 안개새

벽에게 그리고 한집은 혼자 사는 밤줄거미에게 주어,

 

처음에는 집세를 많이 받겠다고 하다가

다음에는 집세를 깎아주겠다고 하다가

결국은 그냥 살아만 달라고 하면서

거기 모여 사는 착한 이웃 옆에

나도 그렇게 세를 놓을까

 

 

일간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204(동아일보. 2014.01.06)




   꿈꾸는 사업


   ―정복여(1958∼)

 

 

   집을 한 다섯 채 지어서 세놓을까
   한 채는 앞마당 바람 생각가지 사이에, 한 채는 초여름쥐똥나무 그 뿌리에, 다른 한 채는 저녁 주황베란다에, 또 한 채는 추운 목욕탕 모퉁이에 지어,
한 집은 잔물결구름에게 주고, 한 집은 분가한 일개미가족에게 주고, 또 한 집은 창을 기웃대는 개망초흰풀에게, 한 집은 연못가 안개새벽에게 그리고 한집은 혼자 사는 밤줄거미에게 주어,


   처음에는 집세를 많이 받겠다고 하다가
   다음에는 집세를 깎아주겠다고 하다가
   결국은 그냥 살아만 달라고 하면서
   거기 모여 사는 착한 이웃 옆에
   나도 그렇게 세를 놓을까

 

 


―일간『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204』(동아일보. 2014년 01월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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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


김소월

 


들가에 떨어져 나가 앉은 뫼기슭의
넓은 바다의 문가뒤에
나는 지으리, 나의 집을
다시금 큰길을 앞에다 두고
길로 지내가는 그 사람들은
제가끔 떨어져서 혼자 가는 길
하이얀 여울턱에 날은 저물 때
나는 門깐에 서서 기다리리
새벽새가 울며 지내는 그늘로
世上은 희게 또는 고요하게
번쩍이며 오는아침부터
지나가는 길손을 눈여겨보며
그대인가고, 그대인가고

 



-윤지은 지음『김소월 詩 전집』(학문사,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