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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이기영
앞서거니 계절이 먼저 오고
뒤서거니 세월이 따라 오고
열심히 달려온 길 아득하다
꽃길 곧 끝나 가는데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7』(머니투데이, 2014년 10월 10일)
무슨 말이 필요한가. 지금 저 풍경이 인생이란다. 더 나이 드신 영감님과 좀 덜 드신 영감님 둘이 코스모스 꽃길을 자전거 타고 달리는 저 순간이 인생이란다. 어느 해 어느 날엔 문득 계절이 먼저 와서는 세월을 일깨워 주기도 했을 것이며 허겁지겁 달려온 길이 세월을 늘어놓고 그것이 인생이라고 마음 아득하게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다. 누군들 열심히 달려온 생이 아니겠는가.
그나마 그 생과 꽃길의 시작보다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데 두 노인과 코스모스는 무심하기만 하다. 이 시의 비의가 거기에 있다.
그나마 그 생과 꽃길의 시작보다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데 두 노인과 코스모스는 무심하기만 하다. 이 시의 비의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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