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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고영민
너도 핏줄이 있느냐
핏줄이 땡기느냐
일구월심 번져가는
핏줄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8』(머니투데이, 2014년 11월 17일
)
에로스적인 사랑의 빛은 강렬하고 화려하며 요란하고 자극적이다. 도무지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주머니 속 송곳처럼 겉으로 드러나고야 만다. 신혼집만 해도 할 수 있는 한 화사하며 근사한 것들 일품이다. 사랑은 끌림이고 불처럼 뜨겁고 강렬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렬하고 달콤하고 지상의 모든 색을 끌어다 꾸민 듯한 둘만의 신혼집이 서서히 가족의 집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상상해 본다. 강렬했던 자리엔 은근함이, 화려함의 자리엔 담백함이, 자극적이었던 자리엔 순순함으로 채워져 가는 것이다.
저 사진 속 노을이 그렇다. 핏줄의 당김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딱 저 노을빛이리라. 붉은 노을을 연애로 보지 않고 핏줄로 읽어낸 시인의 눈이 경이로워져서 함께 있어도 유독 가족이 그리운 날이다.
저 사진 속 노을이 그렇다. 핏줄의 당김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딱 저 노을빛이리라. 붉은 노을을 연애로 보지 않고 핏줄로 읽어낸 시인의 눈이 경이로워져서 함께 있어도 유독 가족이 그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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