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편지·카톡·밴드/인터넷 시 -나의 영상 시

갈잎편지/정호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9. 2. 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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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잎 편지


정호순


 

갈잎 수북이 쌓인 당신 집 앞

아침 일찍이 찾아갔다가

서리보다 차가운 기운이

감돌아 되돌아옵니다

 

대문 앞까지 수도 없이 갔었지요

무슨 말이 더 나올까

눈 마주칠까 두려워

노크도 못 하고 되돌아섭니다

 

더 이상 무슨 말 들으면

안 들은 것만 못할 것 같아서

두고두고 원망이 될 것 같아서

궁금한 거 덮어 버리고

차라리 그냥 돌아섭니다

 

당신은 손을 다쳐 갈잎 편지

한 장 못 보낸다지만

쉬 식을 줄 모르는 나의 마음은

영문을 모르는 채 지나온 길을

왔다가 갔다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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