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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잎 편지
정호순
갈잎 수북이 쌓인 당신 집 앞
아침 일찍이 찾아갔다가
서리보다 차가운 기운이
감돌아 되돌아옵니다
대문 앞까지 수도 없이 갔었지요
무슨 말이 더 나올까
눈 마주칠까 두려워
노크도 못 하고 되돌아섭니다
더 이상 무슨 말 들으면
안 들은 것만 못할 것 같아서
두고두고 원망이 될 것 같아서
궁금한 거 덮어 버리고
차라리 그냥 돌아섭니다
당신은 손을 다쳐 갈잎 편지
한 장 못 보낸다지만
쉬 식을 줄 모르는 나의 마음은
영문을 모르는 채 지나온 길을
왔다가 갔다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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