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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박철
나 죽도록
너를 사랑했건만,
죽지 않았네
내 사랑 고만큼
모자랐던 것이다
―시집 『작은 산』(실천문학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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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박철
사랑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몸을 섞을 때
남자와 여자가 몸을 섞을 때 비로소
한 칸의 집을 마련했다 믿는다
그러나 영원한 우리의 곳이 어디 있으랴
우리의 사랑은 결국
마지막 티끌마저 쓸어가고
다시 문밖에 서게 한다
사랑이 사랑으로 끝나지 못하고
사랑이 상처로 끝나는 것은
끝없는 우리들의 갈망과 절망
흐르는 물의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결국
몸을 섞을 때 꽃이 피고
꽃이 질 때
사랑은 다시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선다
―시집 『사랑을 쓰다』(열음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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