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틈/박성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9. 12. 13. 09:26
728x90

 

박성규

 

 

갈라진 콘크리트 틈에

제비꽃 한 포기

꽃을 피웠다

 

봄 마중 나왔나

제비를 기다리나

 

몇 며칠 보랏빛 등불을 켜고

하늘만 하염없이 바라보더니

상처투성이 몰골로 등불을 내려놓고는

끝에 일어나지 못했다

 

제비꽃이 머문 자리

생과 사의 앙금이었다

 

 

 

 시집텃밭을 건너온 말씀(시인동네, 2019)


--------------

 

박성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길

사이의 틈에

제비꽃 한 포기 꽃을 피웠다

 

봄 마중 나왔으려나

제비를 기다리려나

 

한 며칠 보랏빛 등불을 켜고 서 있더니

상처투성이 몰골로 등불을 내려놓고는

끝에 일어나지 못했다

 

제비꽃이 머문 자리

생과 사의 앙금이었다

 

 

 

-시집꽃밭에 돌을 심었다(시인동네,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