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알츠하이머 /김혜강(25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1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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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김혜강

 

 

어머니가 사는 마을에는

사철 눈이 내린다

온 세상이 하얀 마을에는

기억으로 가던 길들도

눈으로 덮이어

옛날마저

하얀색이다

눈이 소복

쌓이는 마음에서

온 몸으로 그림을

그리시는 어머니

어느 유파에서 속하지 않는

그림을 지우고

지우고 그리신다

 

어머니가 사는 마을에는

하염없이 눈이 내려

바구니에 담을 추억도

색연필 같은 미래도 없어

하얗게

어머니는

수시로

태어난다

 

 

 

<25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

 

20211152040분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