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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김혜강
어머니가 사는 마을에는
사철 눈이 내린다
온 세상이 하얀 마을에는
기억으로 가던 길들도
눈으로 덮이어
옛날마저
하얀색이다
눈이 소복
쌓이는 마음에서
온 몸으로 그림을
그리시는 어머니
어느 유파에서 속하지 않는
그림을 지우고
지우고 그리신다
어머니가 사는 마을에는
하염없이 눈이 내려
바구니에 담을 추억도
색연필 같은 미래도 없어
하얗게
어머니는
수시로
태어난다
<25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
2021년 1월 15일 20시 40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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